19:30
4.29 수
수성르네상스프로젝트, 젊은 예술가 리사이틀 Ⅰ. 소프라노 김소미 리사이틀
수성아트피아 · 대구
프로그램F. Cilea: 'Io son l'umile ancella' from Adriana Lecouvreur · F. P. Tosti: Aprile · R. Leoncavallo: Mattinata 외 6곡
작곡가 · COMPOSER
Kim Seong-tae
KR · 1910–2012 · 예정 공연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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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대목에서 오히려 목소리를 낮추는 노래를 들어본 적 있는가. 김성태의 가곡은 감정이 북받쳐야 할 자리마다 소리를 거두어들인다. 선율은 높이 치솟는 대신 천천히 아래로 흘러내리고, 반주는 눈물을 재촉하는 법이 없다. 꾸밈도 과장도 없이 텅 빈 듯한 고요가 먼저 도착한다. 우리 귀에 익은 한국 가곡이 대개 감정을 한껏 부풀려 쏟아내는 쪽이라면, 그의 소리는 그 반대편에서 절제로 정서를 짓는다. 슬픔을 굳이 말하지 않음으로써 슬픔에 더 깊이 닿는 방식이다.
작곡을 배우겠다고 바다를 건넜을 때, 이 땅에는 그가 돌아와 앉을 자리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말로 된 화성 교과서 한 권 없던 시절, 그는 작곡을 정식으로 전공하고 돌아온 첫 사람이 되어, 이후 악전과 화성법과 대위법을 손수 책으로 써냈다. 뒷세대가 작곡의 문법을 익힌 교실을 그 자신이 지은 셈이다. 관현악단의 지휘대에 서고 오래도록 대학 강단을 지키는 동안, 그는 곡을 쓰는 사람인 동시에 곡 쓰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이었다.
그의 문법은 두 세계를 억지로 포개지 않는 데 있다. 서양의 엄격한 화성과 대위를 몸으로 익힌 사람이면서도, 그는 우리 가락을 서양 옷에 욱여넣지 않았다. 오히려 잘 짜인 짜임새 안쪽에서 민요의 숨결이 저절로 풀려나오도록 두었다. 실제로 그는 동심초보다 산유화를 더 아꼈는데, 작곡의 기교를 민요적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선율은 군더더기 없이 맑고, 반주는 노래를 떠받칠 뿐 앞지르지 않는다. 감정의 절정에서 화음을 두껍게 쌓는 대신 오히려 비워, 그 여백을 듣는 이의 몫으로 남겨 둔다.
처음이라면 동심초부터 열면 좋다. 당나라 여인의 시를 우리말로 옮긴 노랫말에서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라는 한 줄이, 선율을 따라 정말로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다음은 이별의 노래다. 전쟁의 끝 무렵 대구의 피난지에서 박목월의 시를 읽고 그날 밤 곧바로 곡을 붙였다고 전해지는 노래인데, 곱고 호소하는 그 선율이 어째서 그토록 오래 불리는지 몸으로 알게 된다. 마지막은 산유화다. 김소월의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가 민요의 결로 번지는 대목에서, 정작 그 자신이 가장 아꼈던 소리가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세 곡을 이 순서로 따라가 보면, 절제가 어떻게 감정보다 오래 남는지 알게 될 것이다.
실연 횟수 순
19:30
4.29 수
수성아트피아 · 대구
프로그램F. Cilea: 'Io son l'umile ancella' from Adriana Lecouvreur · F. P. Tosti: Aprile · R. Leoncavallo: Mattinata 외 6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