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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차를 발명할 수 있다면 내 교향곡을 전부 내놓겠다." 드보르자크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프라하에서 그는 틈만 나면 역에 나가 기관차를 구경했고, 뉴욕에 살 때는 항구로 나가 대양을 건너는 증기선을 지켜봤다. 정교하게 맞물린 부품들이 육중한 몸체를 노래하듯 밀고 나가는 것. 그의 음악이 꼭 그렇다. 짜낸 흔적 없이 선율이 연달아 밀려 나오고, 그 노래들이 튼튼한 형식의 궤도 위를 거침없이 달린다.
출발은 무대 아래였다. 프라하 임시극장 오케스트라의 비올라 주자로 십 년 가까이 무명 시절을 보내던 그를 건져 올린 사람은 오스트리아 국가 장학금 심사위원이던 브람스였다. 브람스가 자신의 출판업자 짐로크를 연결해 주었고, 짐로크의 주문으로 쓴 슬라브 무곡은 1878년 출판되자마자 그를 유럽 전역이 찾는 이름으로 바꿔 놓았다. 두 번째 균열은 대서양이다. 1892년 뉴욕 국립음악원 원장으로 초빙된 그는 흑인 영가와 광활한 신대륙을 만났고, 동시에 지독한 향수를 앓았다. '신세계로부터'와 첼로 협주곡, '아메리카' 4중주가 모두 이 3년의 그리움에서 나왔다.
무엇을 들으면 그인 줄 아는가. 먼저 선율의 헤픔이다. 남이라면 주제로 아껴 쓸 노래를 그는 지나가는 경과구에도 흘리고 간다. 브람스가 그의 휴지통에서 주운 악상만으로 주제를 삼고 싶다고 부러워했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다. 다음은 춤의 리듬이다. 세 박 위에 두 박이 올라타 밀고 당기는 푸리안트의 엇박, 한 악장 안에서 비탄과 광란이 번갈아 드는 둠카의 느림과 빠름. 그리고 비올라 주자 출신답게 그는 안쪽 성부를 노래하게 한다. '아메리카' 4중주의 첫 주제를 부르는 악기가 바이올린이 아니라 비올라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입구는 셋이면 충분하다.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먼저 들을 것. 2악장에서 잉글리시 호른이 부르는 느린 노래에 그의 향수 전체가 응축되어 있다. 다음은 첼로 협주곡. 첫사랑이자 처형이었던 요세피나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완성해 둔 악보의 끝을 뜯어고쳐 그녀가 아끼던 자신의 옛 노래를 스치듯 지나가게 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 음악이 문득 걸음을 멈추는 이유가 그것이다. 끝으로 현악사중주 '아메리카'. 아이오와의 체코 이민자 마을에서 사흘 만에 스케치한 곡으로, 앞의 두 대작을 낳은 그리움이 가장 투명하고 가벼운 얼굴로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