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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왕이 그에게 성직록을 약속해 놓고 차일피일 미뤘다고 전해진다. 조스캥은 따지는 대신 시편의 한 구절,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를 네 성부의 모테트로 지어 왕 앞에서 부르게 했다. 민망해진 왕은 곧 약속을 지켰고, 그는 감사의 모테트로 화답했다. 16세기에 글라레안이 옮긴 이 이야기가 사실이든 윤색이든, 요점은 그의 음악이 말로는 못 할 설득을 해냈다는 데 있다. 그 설득의 생김새는 이렇다. 한 성부가 짧은 선율을 던지면 다른 성부가 그대로 이어받고, 또 다른 성부가 다시 받는다. 어느 목소리도 홀로 군림하지 않고, 하나의 생각이 손에서 손으로 건네진다.
그는 알프스를 넘나들며 밀라노 스포르차 궁정과 로마 교황청 성가대를 거쳐 페라라에 닿았다. 1502년, 페라라 공작 에르콜레에게 한 궁정인이 편지를 보냈다. 하인리히 이자크를 쓰시라는 추천이었다. 이자크는 이틀 만에 모테트를 끝낼 만큼 빠르고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며 120두카트로 만족하는데, 조스캥은 청한다고 쓰는 게 아니라 쓰고 싶을 때만 쓰고 200두카트를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공작은 그 편지를 읽고도 조스캥을 택했다. 성가대 사상 가장 높은 봉급이었다. 후원자가 예술가를 부리던 자리에서, 그는 거꾸로 후원자를 자기 조건에 맞춘 흔치 않은 사람이었다.
그의 문법은 앞 세대와 이렇게 갈린다. 예전에는 한 성부가 빌려 온 성가를 길게 붙들고 나머지가 그 위를 수놓았다면, 조스캥은 같은 짧은 동기를 모든 성부에 차례로 돌린다. 한 목소리가 꺼낸 문장을 다음 목소리가 반 박자 늦게 뒤쫓고, 그 겹침에서 짜임이 돋는다. 미사에서도 빌려 온 성가를 테너에 가둬 두지 않고 네 성부 전체에 풀어 흩뿌린다. 귀에는 이렇게 들린다. 방금 지나간 한 마디가 잠시 뒤 다른 높이의 목소리에서 되돌아오고, 가사가 내려간다 말하면 선율도 따라 내려간다. 말과 소리가 한 호흡으로 움직인다.
처음 들을 곡은 아베 마리아…비르고 세레나다. 네 성부가 첫 마디부터 하나씩 차례로 들어와 층을 쌓는, 그 겹침이 가장 맑게 드러나는 입구다. 다음은 만년의 미사 팡게 링구아. 빌려 온 성가 가락이 어느 한 성부에 머물지 않고 넷 사이로 스며 사라지는 과정을 귀로 좇아 보라. 탈리스 스콜라스(피터 필립스)의 녹음이 그 결을 투명하게 들려준다. 마지막은 스승 격이던 오케겜의 죽음 앞에 지은 애도, 님프 데 부아. 슬픔이 정서가 아니라 짜임 그 자체가 된 곡으로, 힐리어드 앙상블의 판이 오래 남는다. 루터는 다른 이들은 음표에 끌려다니지만 그의 음표는 그가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고 감탄했다. 이 세 곡을 지나면 그 말의 뜻이 손에 잡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