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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에는 모서리가 없다. 두 성부가 부딪쳐 날을 세우는 순간이 와도, 그 날은 언제나 다음 박에서 부드럽게 접혀 사라진다. 네 성부든 여섯 성부든, 선율들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한 호흡의 표면 위를 나란히 미끄러진다. 격정도 절규도 없이 오직 균형이 스스로를 지탱하는 소리, 로마의 성가대석에서 다듬어진 이 순정한 평형이 그의 서명이다.
고향 마을의 이름을 그대로 자기 이름으로 삼은 그는 소년 시절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의 합창석에서 노래를 배웠고, 훗날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가대를 이끌었다. 1555년 교황 성가대에 들어갔으나 몇 달 만에 자리에서 밀려났다. 새 교황이 결혼한 성가대원을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있다는 이유로 성전에서 내쳐진 그 상실은 1570년대에 더 깊은 얼굴로 되돌아왔다. 역병이 형과 두 아들을, 이어 아내를 데려갔고 그는 한때 사제가 되려 마음먹었다. 그러나 부유한 미망인과 재혼해 그 집안의 모피 사업으로 생계를 세운 뒤, 다시 오선지 앞에 앉았다.
같은 시대의 마드리갈 작곡가들이 가사 속 고통을 날카로운 불협화로 그려내던 무렵, 그는 정확히 반대쪽으로 걸었다. 그의 어법에서 불협화음은 결코 강한 박에 놓이지 않는다. 앞 화음에 미리 매달려 준비된 음이 여린 박에서 한 계단씩 걸어 내려와 협화로 풀리고, 선율은 한 번 도약하면 반드시 반대 방향의 순차 진행으로 그 빈자리를 메운다. 큰 소리로 절정을 만드는 대신 성부들의 무게를 고르게 나누어, 어느 목소리도 홀로 튀지 못하게 한다. 이 절제가 뒷날 대위법 교본의 표준이 되어, 후대의 학생들은 그의 문법을 규칙으로 받아 적었다.
처음 듣는 이라면 네 성부의 짧은 모테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Sicut cervus)부터 여는 편이 좋다. 목마른 사슴의 갈망을 소리치는 대신 선율의 완만한 상승만으로 번지게 하는, 그의 어법이 가장 맑게 응축된 세 분이다. 다음은 「교황 마르첼루스 미사」의 키리에와 글로리아로 넘어가자. 여섯 성부가 겹쳐도 가사의 말이 또렷이 들리는 이 미사는 트리엔트 공의회가 다성음악을 금하려 할 때 홀로 그것을 구했다는 전설을 얻었지만, 그 인과는 훨씬 뒤에 지어진 이야기로 전해진다. 전설을 걷어내도 균형의 설득력은 그대로 남는다. 여력이 생기면 「아가」에서 가사를 길어 올린 모테트집으로 들어가 보라. 성서의 사랑 노래를 관능이 아니라 투명한 빛으로 옮긴 그의 또 다른 얼굴이 거기 있다. 탈리스 스콜라스나 해리 크리스토퍼스의 더 식스틴이 이 맑음을 가장 믿을 만하게 들려준다.